[앵커]
1년 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한강공원 안전에 큰 우려가 제기됐었죠.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남영주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잔디밭,
꽃바구니 위로 젊은 남성 사진이 보입니다.
지난해 4월 이곳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입니다.
당시 CCTV도 부족하고 화질도 떨어져 경찰 수사가 애를 먹었다는 지적에, 지금은 고해상도 CCTV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고해상도 CCTV로 45m 떨어진 곳에 있는 기자의 모습을 최대로 확대하자,
스케치북에 적힌 글자는 물론 상의에 있는 마크까지 식별이 가능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찍은 구형 CCTV 영상보다 훨씬 선명합니다.
공원 곳곳에선 CCTV 배선 작업을 하려고 굴착기가 땅을 파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다음달까지 한강공원 내부 CCTV를 567대까지 늘릴 계획.
손정민 씨 사건이 일어나기 전 135대에서 4배로 늘어난 겁니다.
여기에 예산 37억 원이 들어갑니다.
CCTV는 늘지만 영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인원을 무작정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
"낮에는 직원들이 수시로 있으니까. 그것(CCTV)만 쳐다보는 직원은 없고."
서울시 통합관제센터가 서울의 주요 CCTV를 실시간 주시하지만, 한강 외 다른 지역도 많아 급변 상황에 빠른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사건사고의 징후 같은 것들이 보일 때 모니터링 되지 않으면 대응이 빠른 시간 안에 되기가 어렵고…."
일부 한강 다리에 도입된 AI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하는 대안도 거론됩니다.
다리 위에 오래 머물거나 난간 밖으로 몸을 내미는 모습이 CCTV에 찍히면, AI가 관제센터에 경보를 보내고 구조대가 출동하는 방식입니다.
한강 다리처럼 한강공원 CCTV도 고도화해 입수자 발생 위험 등을 사전 감지하자는 겁니다.
그렇다고 기술 의존이 만능은 아닙니다.
고 손정민 씨가 실종 전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점입니다.
사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강물로의 접근을 막는 시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강물 가까이에서 술자리를 갖거나, 바로 뒤에 강물을 두고 위험하게 사진찍는 모습도 보입니다.
강물과 공원을 펜스로 분리하는데 거부감도 상당합니다.
[한강공원 이용객]
"안전펜스 쳐지면 잘 안 올 것 같긴 하죠. 뭔가 갇혀 있는 느낌이 나서."
[한강공원 이용객]
"보는 입장에서도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음주도) 알아서 관리해야죠. 성인들인데."
한강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주장에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관계자]
"조금 더 시민 여론 수렴한 다음에 진행하려고, 일단 중단된 상태입니다."
한강공원의 안전 인프라가 확충되는 가운데, 시민 자율과 안전 규제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윤순용 권용석
남영주 기자 dragonball@donga.com